봄이 돌아오는 시간1 봄이 돌아오는 시간 - 경포, 2014 봄이 돌아오는 시간 - 경포, 2014 작품정보 작가노트 지금은 3월. 경포엔 폭설이 내리고 있다. 20년 전인 1994년 2월, 대학 입학 면접을 보러 대관령을 넘던 날. 창밖으로 폭설이 쏟아지고 있었다. 아름드리 금강송은 위태롭게 눈을 뒤집어쓰고 점령군처럼 달려드는 눈보라를 온몸으로 견디고 있었다. 폭설과 함께 오는 강릉의 봄. 겨울의 마지막을 견디며 봄의 꿈을 막 꺼내려는 사물들에게 시련의 시간으로 쏟아지는 영동의 폭설. 건장한 러시아인 냄새가 나는 오호츠크해. 본적 없는 그 바다에서 불어오는 차고 습한 바람은 강릉에 도착하여 그 얼굴을 바꿨다. 그러면 목전까지 왔던 봄은 대관령 정상 부근으로 후퇴하고, 폭설은 아름드리 소나무의 허리를 꺾었다. 새벽녘 설해목(雪害木) 지는 소리에 잠을 설치다 바다로.. 2023. 9. 27. 이전 1 다음